알콜사용장애란? 알코올중독과는 다른가?

다음과 같은 경험이 반복된다면 점검이 필요합니다. 계획보다 더 많이 마시게 되고, 줄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며, 음주 때문에 약속·업무가 흔들리거나 갈망이 자주 올라오는 경우 말이지요. 의학에서는 이런 양상을 **알콜사용장애(AUD)**라고 부릅니다. 일상에서 말하는 ‘알코올중독’과 겹치지만, DSM-5-TR의 11개 기준을 바탕으로 지난 12개월의 패턴을 경도·중등도·중증처럼 연속선으로 평가한다는 점이 다릅니다. 낙인과 죄책감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에 알아차리고 안전하게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

핵심 요약

  • 알콜사용장애(AUD)는 12개월 동안 나타난 11개 증상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 범주에 들어갑니다. 증상 수로 경·중등도 수준을 가릅니다. 
  • 1차 치료행동치료(동기강화·인지행동)약물치료(나트렉손, 아캄프로세이트)가 뼈대입니다. 대규모 고찰에서 두 약물의 효과가 지지됩니다
  •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로 인한 사망·질병 부담이 큽니다. 정책과 개인 차원의 대응이 함께 필요합니다. 
  • 최신 동향: GLP-1 작용제(세마글루타이드) 초기 임상에서 갈망·음주량 지표 개선 신호가 관찰되었습니다(표준 치료를 대체하지 않음). 사이로시빈 보조치료는 임상시험에서 과음 일수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(연구 단계).

1) 알콜사용장애(AUD)란?

알콜사용장애는 술 사용이 생활 전반에 의미 있는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합니다. 진단은 증상의 개수와 지속 기간을 토대로 표준화된 기준(DSM-5-TR)을 따릅니다.

보건의료·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파급이 큽니다. WHO는 알코올과 약물 사용으로 인한 사망이 매년 수백만 명 규모라고 보고합니다. 교통사고·손상·폭력과 같은 문제와도 맞물려 부담이 커집니다.

알코올중독과는 다른가?

의학적으로는 요즘 공식 진단명은 '알콜사용장애'이고, 알코올중독은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입니다.

  • 명칭/분류 : DSM-5-TR에서는 '알콜사용장애'만을 사용합니다. 예전처럼 남용/의존으로 나누지 않고, 스펙트럼으로 봅니다.
  • 진단 방식 : 지난 12개월 동안 11개 기준 중 해당되는 항목 수로 경도/중증도/중증을 판별합니다.
  • '중독'이 주는 뉘앙스 : 중독이라는 말을 주로 아주 심한 상태를 떠올리게 해 초기 도움을 늦출 수 있고, 낙인감도 큽니다. 그래서 임상/학술 현장에서는 '사용장애'라는 중립적 용어를 씁니다.

2) 진단 가이드|DSM-5-TR 핵심 체크

아래 문항은 참고용 자가 점검입니다. 지난 12개월을 떠올리며 해당되는 항목에 표시해 보세요.

  • 원래 계획보다 더 많이·더 오래 마신다
  • 줄이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
  • 술에 대한 강한 갈망
  • 음주로 일·학교·가정 책임을 자주 놓친다
  • 대인관계 문제를 겪는데도 계속 마신다
  • 중요한 활동을 줄이거나 포기한다
  • 위험한 상황에서도 마신다(운전 전후 등)
  • 신체·정신 문제를 악화시키는데도 계속 마신다
  • 내성(전보다 더 많은 양이 필요)
  • 금단(떨림·불안·수면장애 등) 혹은 금단을 피하려 마신다
  • 시간 대부분이 술을 구하고 마시고 회복하는 데 쓰인다
증상 개수 중등도
2–3개 경도
4–5개 중등도
6개 이상 중증

※ 진단은 전문가의 면담과 평가 도구로 확정됩니다. 자기 점검은 출발점일 뿐입니다.

3) 왜 지금 대응해야 할까요

  • 간질환·심혈관질환·여러 암과 연관 위험이 누적됩니다.
  • 불안·우울·수면장애와 상호 작용하며 회복을 더디게 만듭니다.
  • 개인 문제를 넘어 가족과 직장의 안전·생산성에도 영향을 줍니다.

WHO 팩트시트는 국가·지역 차원의 다각적 접근(가격·마케팅·판매시간·음주운전 대응 등)이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안내합니다. 개인 차원의 치료·관리와 사회적 정책이 함께 움직일 때 변화가 더 빨라집니다.

 

4) 치료 전략의 큰 그림|행동치료 + 약물치료

행동치료

  • 동기강화상담(MI): 변화 의지를 끌어올려 목표를 구체화
  • 인지행동치료(CBT): 갈망·유발 단서 대처 스킬을 훈련
  • 가족 기반 중재: 환경적 지지 체계 정비

약물치료(요약 표)

약물 핵심 포인트 언제 고려? 근거
나트렉손(경구/주사) 과음(heavy drinking) 억제에 상대적 강점
경구 50mg/일 표준
절주 목표, 갈망이 뚜렷할 때 대규모 체계적 고찰·메타분석에서 유효성 지지, NNT≈12 보고. :contentReference[oaicite:8]{index=8}
아캄프로세이트 금주 유지에 상대적 강점 금주 목표, 해독 이후 유지 단계 동일 고찰에서 1차 약물로 권고. :contentReference[oaicite:9]{index=9}
디설피람 복용 중 음주 시 불쾌 반응 유발 엄격한 금주 의지·모니터링 가능한 경우 선별적 사용(개별 적합성 고려)
토피라메이트·가바펜틴(오프라벨) 특정 증상(갈망·불안·수면)에 보조적 활용 1차 약물 반응이 미흡하거나 동반 문제 있을 때 근거 혼재·개별화 필요

※ 약물 선택은 목표(절주/금주), 동반질환, 간·신장 기능, 복용 순응도 등을 함께 고려해 맞춤 설계합니다. 

5) 응급·초기 대응|금단 증상과 해독(해빌리테이션)

금단은 마지막 음주 후 몇 시간 내 시작해 24–72시간에 고조될 수 있습니다. 떨림, 불안, 수면장애, 구역, 발한, 심계항진, 착각·환시, 경련이 대표적 신호입니다. 중증 금단·섬망 위험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.

  • 외래로 관리 가능한 경우: 경증 금단, 의학적 합병증 없고 보호자·연락체계 확보
  • 입원이 필요한 경우: 중등도 이상 금단, 과거 경련·섬망 병력, 다약제 복용, 임신, 심한 전해질 이상·간질환 등

표준 약물은 벤조디아제핀 계열이며, 증상 척도(CIWA-Ar 등)에 따라 용량을 조절합니다. 병력과 동반질환, 낙상 위험 등을 함께 살핍니다.

6) 최신 연구(2024–2025)

  • GLP-1 수용체 작용제(세마글루타이드): 2025년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저용량 주 1회 투여가 갈망 및 일부 음주 지표를 줄였다는 초기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. 더 큰 규모의 검증이 필요합니다.
  • 관찰연구에서도 GLP-1 계열과 음주 행동 간의 연관 신호가 제시되었습니다. 인과성·적응증은 별도 검증이 필요합니다. 
  • 사이로시빈 보조치료: 2022년 임상시험에서 과음 일수 감소가 확인되었습니다. 현재로선 표준치료 대체가 아닌 연구 단계 접근입니다.

7) 재발 예방과 생활 전략

  • 유발 단서 관리: 술자리 루틴 바꾸기, 대체 활동(산책·샤워·간단한 스트레칭) 미리 정해두기
  • 갈망 10분 지연 규칙: ‘지금 당장’ 대신 10분 버티며 대처 스크립트 읽기
  • 수면·영양: 일정한 취침·기상, 수분·단백질·비타민 B군 챙기기
  • 함께 알리기: 가족·동료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지지 문구를 합의
  • 동반 문제 동시 관리: 불안·우울·니코틴 사용 등을 같은 축에서 다루기

8) 바로 도움받기|연결 가이드

국내에는 24시간 위기상담과 지역 기반 지원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. 아래 연락처를 저장해 두세요.

  •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(24시간) 
  • 정신건강센터 위기상담 1577-0199 
  • 보건복지상담센터 129 
  •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

응급 상황(섬망 의심·경련·의식 저하 등)에서는 지체 없이 119 또는 인근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.

주요 근거

  1. NIAAA. Alcohol Use Disorder: From Risk to Diagnosis to Recovery (DSM-5-TR 요약)
  2. APA. Alcohol Use Disorder(환자·가족 안내)
  3. WHO. Alcohol Fact Sheet & 2024 보도자료
  4. JAMA/Agency reviews: 2023 체계적 고찰(나트렉손·아캄프로세이트), 2014 메타분석(NNT)
  5. ASAM 알코올 금단 진료지침, StatPearls Alcohol Withdrawal Syndrome
  6. GLP-1(세마글루타이드) 임상·관찰 연구
  7. Psilocybin RCT(JAMA Psychiatry, 2022)